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연, <노름마치뎐-춤의 문장원>을 보고 왔다. 직장인한테 평일 일곱 시 반 공연을 지켜내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말이다. 원래는 어제까지 쓸 예정이었던 여름휴가를 이 공연 때문에 오늘까지로 하루 늘렸다. 그러니까 이 공연 보자고 나름대로는 무리했다. 그리고 그 ‘무리’는 아주 커다란 ‘덕’이 되어 나한테 돌아왔다. 보지 않았음 어쩔 뻔 했는가, 이 멋진 공연을 보았다.
드디어 공연 시작! 책으로 먼저 만난 진옥섭씨가 공연 소개를 한다. 공연 시작이 조금 늦어졌다면서 그 까닭을 “출연하신 분이 안와서 그렇다.”고 말하는데 그 말이 괜히 웃기기도 하고 어이도 없어서 사람들도 나도 크게 웃었다. 그런데 그 말에 이어 “이 공연을 보면서 추임새를 넣고 함께 즐겨 줄 관객 여러분이 바로 출연자인데, 차가 막혀서 그런지 아직 못 오신 분들이 있는 듯해서 공연을 조금 늦추고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완전 감동받았다. 관객과 하나 되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이어진 태평무. 이건 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데 춤이 좀 싱거웠다. 너무 ‘태평’한 세월을 표현해서 그런 걸까? 까닭이야 모르겠고, 춤에 눈길이 덜 가는 덕에 ‘반주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장구, 징을 비롯한 몇몇 악기들 소리가 어찌나 멋지던지. 태평무 추신 분한텐 정말 죄송하지만 그 춤을 추는 동안에는 난 오로지 ‘악기 연주팀’ 쪽만 바라봤다. 특히 장구치시는 분, 정말 흥겹고 신나게 치더라. 어떤 가락인지는 모르겠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