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게 민족주의라는 거대 담론을 가져오지는 말자. 혹자의 말에 따르면 민족은 근대성의 산물이라고도 했으니까. 우리가 느끼는 민족은 어느 정도로 다가올까. 명절이 되면 TV에서는 이역만리 타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우리는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들도 ‘우리 민족'이라는 ‘학습'을 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른 것 같다. 탈북자나 조선족을 대하는 태도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가족이 이산가족이거나 동포가 없다면 그들은 ‘우리 민족'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머릿속에는 교육받은 민족만이 존재할 뿐, 가슴으로 느끼는 민족이 없다. 본토에 사는 우리들은 이러한데 정작 이방인의 입장으로 사는 그들은 민족, 동포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득하며 살아간다. 초급부, 중급부, 고급부 12년을 같이 지내는 그들은 이미 한 가족이다.